그로스해킹은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작업

그로스해킹은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작업

2018년 12월 18일 Growth Hacking 0

나는 우여곡절 끝에 9월 초 구글 애널리틱스 실전 활용법 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사실 책을 쓰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 그래도 책을 출간하니 많이 팔리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책은 대형 서점에도 깔렸다. 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비치되었다. 당연히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책이 잘 팔릴까를 고민했다. 결국 내가 쓴 책을 그로스 해킹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책이라는 매체를 홍보해 본 적은 없었지만, 책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넘쳤다. 내 책이니까. 주말에도 카페에 나와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쓴 내 콘텐츠니까. 일단 개인 블로그에 출간 소식을 알렸다. 몇몇 지인들과 이웃 분들이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셨다. 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방법은 뭘까. 출판사에 다니는 지인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는 솔직하게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출판사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책은 이미 이름이 알려진 작가의 책이란다. 너가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인 홍보를 하는 게 2쇄를 찍을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야.

결론은 내가 홍보하지 않으면 책은 안 팔린다는 얘기였다. 당연했다. 이제 하나의 책을 출간했는데 출판사의 지원을 바라는 것도 무리다 싶었다. 그래도 서평 이벤트를 위한 책 정도는 지원을 해주겠지 싶어 10권만 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 흔쾌히 수락을 해주셨다.

구글 애널리틱스 실전 활용법 이라는 책을 구매하는 잠재 고객은 누구일까를 생각했다. 일반 사람들은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 분명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책을 왜 쓰기 시작했는지를 떠올렸다. 책상 앞에 앉아 서문을 읽었다. 실무에서 구글 애널리틱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제대로 쓰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썼습니다. 라는 글귀가 보였다.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은 커뮤니티에 홍보를 해야 겠구나. 커뮤니티에 서평 이벤트를 한다고 올렸다. 많은 분들이 응모를 해주셨다. 정말 랜덤으로 10분을 뽑아서 서평을 요청했다. 하지만 서평 이벤트는 누구나 하는 거였다.

네이버에서 책이 얼마나 검색되는지를 관련 키워드와 비교하며 모니터링 했다. 책이 꾸준히 검색될 수 있었던 원인은 구글 애널리틱스 검색 시 연관 검색어로 뜨기 때문이었다. 따로 작업한 게 아닌데 검색량이 일정량 이상 되는구나 싶었다. 저 영역은 한번 올라가면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다.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구글 애널리틱스 관련 책 중 내가 쓴 책과 경쟁할 것 같은 책은 3권 정도 있었다. 애초부터 두꺼운 책과 경쟁할 마음은 없었다. 실전에서 자주 쓰이는 팁만 알고 싶은 분들이 내 타깃이었다. 기획에서부터 출퇴근용으로 30분 정도 볼 수 있는 가벼운 책을 컨셉으로 했다. 다행히 책은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았다. 네이버에서 구글 애널리틱스 책 검색 시 베스트셀러 마크가 붙었다.

구체적인 판매량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정량적 지표는 yes24 판매지수로 모니터링했다. 책이 출간되고 6주가 지나는 시점에 경쟁자로 삼았던 책의 판매지수를 따라잡았다. 출판사에서 1쇄 1,500부가 소진되고 있으니 2쇄를 찍자고 했다. 다행이었다. 1쇄에 그대로 인쇄된 수많은 오타를 정정하고, 내용을 추가했다. 의견을 들어보니 종이를 재생지로 하면 읽기 편할 것 같다고 해서 재질도 바꿨다. 덕분에 책이 조금은 두꺼워졌다.

요즘 내가 하는 작업은 영상 제작이다. 일주일에 하나씩 올리고 있는데 이 정도 추세라면 광고 없이도 12월 안에 400명은 넘길 것 같다. 광고까지 한다면 한달에 200~250명 정도의 구독자를 모을 수 있을 듯하고. 사실 구독자의 수는 중요치 않다. 그들이 영상을 얼마나 오래, 길게 보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야 유투브에서 구글 애널리틱스를 검색했을 때 상위에 노출된다. 영상은 말미에 책에 대한 소개 이미지를 넣었다. 각 영상의 조회수가 많아질수록 자연스런 책 홍보가 된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월 즈음에 3쇄를 찍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그로스해킹은 애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편으론 서비스에 애정을 가진 분석가 혹은 마케터가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반대로 얘기하면 애정이 있는 상태에서 데이터를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으면 서비스 지표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개선될 확률이 높다. 개선되지 않으면 제품에 문제가 있는거다.

두번째로 그로스해킹은 실전이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천지 차이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을 선호하고 나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한다. 해보면 뭐라도 배운다. 유투브 영상 편집을 내게 알려준 사람은 없다. 전문적이진 않지만 하다 보면 는다.

마지막으로 그로스해킹에 정답은 없다. 방법론은 말 그대로 방법론이다. 절대적인 툴은 존재하지 않으며 상황에 맞는 적절한 툴을 선택해야 한다. 뭔가를 할 때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이미 경험한 시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그들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이왕이면 같은 실수는 피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 하지만 실수는 기억에 남고 가장 많이 배우게 된다.

3쇄를 찍게 되면 구글 태그 관리자나 앱 분석 관련 내용을 추가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1년에 3쇄씩 꾸준히 팔렸으면 좋겠다. 그로스해킹을 통해 책의 품질을 높이고, 홍보도 지금처럼 해야 가능하지 않을까? 참 뭐든 쉬운 게 없다. 그래도 재밌으니 계속 하게 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