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지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분석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분석을 시작하려면 막연히 어렵다는 감정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경험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분석은 무조건 쉽게 접근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분석은 무조건 쉽게 접근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인사이트를 얻으려 하지 마세요. 분석을 위한 아이디어(가설)를 모으고, 퍼널 설계를 통해 데이터 흐름을 파악하다 보면 개선을 위한 인사이트는 자연스럽게 도출됩니다.
분석의 시작은 정확한 데이터 수집이다.
웹사이트에 방문한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라는 미션이 떨어졌습니다. 여러분은 분석을 어떻게 시작하실 건가요? 구글 애널리틱스에 접속해서 당장 데이터를 들여다보실 건가요? 분석을 진행하기 앞서 해야 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정확한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는지를 체크하셔야 합니다.
정확한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으면 분석 결과는 신뢰할 수 없겠지요. 분석의 시작은 정확한 데이터 수집입니다. 이전에 분석을 고려한 웹 기획의 중요성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혹시 못 보신 분들은 아래 글을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참고 링크 : 분석을 고려한 웹 기획이 왜 중요한가
서비스의 기본적인 UX를 체크하자.
데이터 정합성을 체크하셨다면 분석을 시작해도 될까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습니다. 여러분의 웹 사이트에 방문해서 직접 구매 혹은 상담 신청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나조차도 불편한 상황이라면, 고객은 얼마나 불편할까요? 물론 개개인이 서비스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다를 것입니다.
고객의 목소리를 100% 반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순간 고객은 실망하고 떠나게 마련입니다. 대안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제가 자주 애용하던 지도 서비스의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엄청나게 추운 날이었어요. 목적지에 가기 위해 지도 앱을 켜고 내비게이션을 탐색하는 순간 저는 당황했습니다. 기존 UI가 변경된 이유도 있겠지만, 제가 원하는 기능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감에 의지하여 목적지로 가야 했습니다. 그다음 저는 어떤 액션을 취했을까요?
앱을 삭제하고 다른 지도 앱을 설치했습니다. 이처럼 서비스의 기본적인 기능조차 만족시키지 못하면 고객은 떠납니다. 분석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할 기회조차 없어지는 것이죠. 다른 사람을 시켜서라도 여러분의 서비스가 목표를 달성하는데 어려움이 없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퍼널을 설계하고, 데이터에 애정을 갖자.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서비스의 기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체크했습니다.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분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 설정입니다. 흔히 기업에서 말하는 KPI를 정하는 과정입니다. 병원 사이트를 예로 들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상담 신청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를 목표로 잡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담 완료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퍼널(Funnel)로 설계해야 합니다.
퍼널이란 깔때기를 의미합니다. 목표에 도달하는 주요 여정을 단계별로 분석하는 과정입니다. 분석을 통해 매출을 개선하려면 퍼널을 설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쉬운 것 같아 보이지만, 도메인(산업)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데이터에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애정은 다른 말로 호기심이며, 애정이 없다면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퍼널을 설계해서 이탙이 높은 단계를 파악해야 합니다.
전환이 개선되어야 매출이 오른다.
1단계 : 메인 페이지 랜딩
2단계 : 상담 신청 페이지 접속
3단계 : 상담 완료 버튼 클릭
병원 홈페이지는 3단계 퍼널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퍼널을 설계할 때 모든 단계를 측정하기보다는, 전환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되는 주요 단계를 측정하시기 바랍니다. 이를 통해 이탈이 많이 발생하는 페이지를 파악합니다. 그래야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제발 온라인을 통해 상담이 적게 들어온다고 광고 예산 쏟아붓지 마시고, 왜 이탈이 많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원인 분석을 먼저 하시기 바랍니다. 유입이 아무리 많아도, 전환이 되지 않으면 매출은 결코 오르지 않습니다.
분석을 위한 가설(아이디어)을 모으자.
퍼널을 통해 각 단계별 전환율을 확인했다면, 이탈이 많이 발생하는 단계의 전환을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합니다. 분석에서는 아이디어를 가설이라고 합니다. 분석을 진행하기 위한 질문 목록을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설은 혼자 수립하는 것보다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읍니다. 이를테면 ‘상담하기 버튼에 ‘무료’ 단어를 추가할 경우 클릭 전환율이 상승할 것이다.’와 같은 식입니다.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지요.
주의할 점은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놓았을 때 절대 비판적으로 대응하시면 안 됩니다. 설령 비판을 하더라도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든 가설을 수집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테스트를 리딩 하는 역할을 누군가에게 부여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회의를 임팩트 있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Impact (KPI 지표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가)
Chance of Success (변화를 통한 개선 가능성)
Effort (투입 인력 및 시간 자원)
수집한 가설의 우선순위를 정하자.
가설이 모이면 분석을 위해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지 고민이 되신다면 ICE framework에 근거하여 점수를 부여하시기 바랍니다. 가설을 액션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인적 자원과 기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목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등을 체크합니다. 이를 수치화해서 우선순위가 높은 가설부터 AB 테스트를 통해 검증합니다.
검증은 데이터를 집요하게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평균 데이터로는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없습니다. 성별/기기/연령대 등으로 데이터를 나누고, 각 집단별 데이터 흐름이 어떠한지 확인합니다. 이를 통해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되면 이를 구성원 전체에게 공유합니다.
Growth Hacking is experiment-driven-marketing.
– 션 앨리스(Sean Ellis)
얻을 수 있는 결과를 금액으로 산출하자.
인사이트를 도출했다면 실제 서비스에 반영하는 작업이 남았습니다. 분석은 반드시 돈이 되어야 합니다. 액션이 동반되지 않는 분석은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매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100%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이해 관계자를 설득하는 작업은 굉장히 힘든 과정입니다. 안타깝게도 직급과 부서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바로 데이터에 근거한 분석 결과가 필요합니다. 덧붙이자면, 액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예상 결과를 금액으로 산출하시기 바랍니다. 이를테면, ‘전환율이 0.1% 상승할 경우 매출은 1억이 상승될 것으로 예상된다.’와 같은 식입니다.
테스트 결과를 통해 개선할 점을 도출하지 못해도 테스트는 계속 진행되어야 합니다. 저는 앞서 션 앨리스가 언급한 그로스 해킹은 ‘테스트 기반 마케팅’ 표현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만약 테스트 결과가 서비스에 반영되면 반드시 전후 데이터를 비교하여 구성원들에게 다시 공유합니다. 과정보다는 결과 중심의 내용을 공유하시기 바랍니다. 분석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경험한 조직은 데이터의 힘을 믿게 됩니다. 데이터 기반하여 서비스를 운영하는 조직 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번 글에서 말씀드린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로스 해킹은 조직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절대 혼자 진행할 수 없습니다. C레벨의 지시 하에 내부에 분석 조직을 세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여건이 안 된다면 믿을 수 있는 분석 대행사와 함께 그로스 해킹을 시도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역량을 내재화해서 나중에 자체적으로 진행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 전환율 개선을 위한 그로스 해킹 프로세스
Step 01 : 수집하는 데이터의 정합성을 체크한다.
Step 02 : 서비스 KPI 선정 및 퍼널을 설계한다.
Step 03 : 취약 단계를 확인하고, 개선을 위해 AB 테스트를 진행한다.
Step 04 :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고, 서비스 반영을 결정한다.
가설을 도출하고 액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의견 충돌이 반드시 발생합니다. 조화가 잘 되는 팀을 보면 상대방의 주장과 근거가 나보다 나을 수 있다는 겸손함을 가진 팀원이 많은 것을 발견합니다. 글의 서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결국 분석은 사람이 수행합니다. 인공지능도 결국 사람의 생각이 영향을 주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이 분석도 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